항생제 감수성 검사
Ⅰ. 서론
항균제 감수성 검사는 균종에 따라 달라지며 호기성 세균만을 대상으로 한다면 NCCLS의 디스크 확산법과 상품화된 microdilution 법 및 Epsilometer test (E test, AB Biodisk, Sweden)를 가장 흔히 사용하고 있다. NCCLS의 디스크 확산법은 감수성, 내성 및 중간의 세 가지 category로 결과를 분류하지만 microdilution 법과 E test는 항균제의 최소억제농도(MIC)를 측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최소억제농도를 보고하는 것이 category로 보고하는 것보다 치료에 더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되고 있다.
또한, 일부 broth microdilution 제품은 시험하는 항균제 농도가 많지 않기 때문에 진정한 MIC 시험이 아닌 경우가 있고 최근에는 디스크 억제대의 길이를 video camera 또는 image-processing system을 이용하여 판독한 후 그 결과를 MIC로 산출하는 BIOMIC VIDEO system (Giles Scientific, Inc., New York)과 같은 자동화 장비들도 개발되어 이용되고 있다.
항균제 감수성 시험의 목적은 감염증 치료에 사용할 항균제의 효과를 예측하는 것이다. 그러나 항균제 치료의 임상 효과는 세균의 감수성뿐 아니라 항균제의 약동학적 특성, 환자의 면역력, 감염 부위 등 다양한 인자에 의해서 결정된다.
즉, 감수성 시험에서 감염의 원인균이 특정 항균제에 감수성이라고 해서 그 항균제 투여로 감염증이 100% 치료되는 것은 아니며, 감수성 시험에서 내성인 항균제 치료가 100% 실패하는 것도 아니다. 그 예로 신장을 통해서 배설되는 항균제는 감수성 시험에서 내성이어도 요로감염의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요 중 항균제의 농도가 대단히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감수성 시험은 항균제의 임상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단서이며, 대부분의 경우 감수성 시험 결과가 임상 효과와 일치한다. 면역력이 정상적인 환자에서 검사상 감수성인 항균제는 대부분 양호한 치료 성적을 보이며, 내성인 항균제도 치료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에서의 감수성 항균제 치료 성적은 보통이며, 내성 항균제는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Ⅰ-1. 항생제의 작용 기전
항생제 내성의 기전을 이해하려면 우성 약제의 작용 기전을 알아야 한다.
간단히 요약하면 항생제가 세균에 대하여 작용을 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세균 내에 항생제의 표적 분자(target molecule)가 있고, 적절한 농도의 항생제가 세균의 표적이 되는 부위로 침투가 가능하여야 하며, 둘째, 항생제가 표적 분자와 만나 상호작용을 통하여 항균효과를 발휘할 수 있어야 하고, 셋째, 항생제가 세균의 세포 내 혹은 세포 외의 효소에 의하여 불활성화되는 것을 피하여야 한다. 이러한 전제 조건을 충족하면서 각 항생제는 서로 다른 기전을 통하여 항균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항생제가 항균효과를 나타내는 기전을 크게 5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1) 세균의 세포벽 합성의 억제 2) 세포막 구조와 기능의 변화 3) 단백합성의 억제 4) 세균 대사의 억제 5) 핵산 대사의 방해 등이다.
우선 세균의 세포벽 합성을 억제함으로써 항균효과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항생제가 β-lactam 제제와 vancomycin 이며, polymixin B 는 세포막의 구조와 기능에 영향을 미쳐 항균효과를 나타낸다.
세균의 단백 합성을 억제하는 약제로는 aminoglycoside ,tetracycline, macrolide, clindamycin, chloramphenicol 등이 있고, 세균 대사의 억제는 sulfonamide나 trimethoprim이 대표적인 예이다. 반면, refampin, quinolone, metronidazole 등은 핵산 대사를 방해한다.
Ⅱ. 실험목표
균체가 가지는 항생제에 대한 내성 유무와 그 정도를 알아보는 실험으로 간단하며, 적절한 항생제를 적당량 투여할 수 있도록 검사하는 방법으로 실험에 사용되는 배지와 항생제에 대해서 공부하여 배경 지식을 습득함이 실험의 목적이다.
Ⅲ. 실험종류
1) 디스크 확산법
디스크 확산법은 검사에 사용되는 배지와 시약 등이 제조회사마다 다르고 같은 회사의 제품이라도 lot에 따라 다소의 차이가 있을 뿐 아니라 시험 과정이 수작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서 검체채취부터 결과판독까지의 전 과정에 걸쳐 표준화된 방법의 적용과 이에 대한 정도 관리가 이루어져야 하며 최종적인 디스크 확산법의 정도 관리는 표준 균주 억제대가 허용범위에 드는가를 측정함으로써 이루어진다. 디스크 확산법의 종류는 나라와 지역에 따라 다르나 가장 널리 이용하는 것은 NCCLS에서 권장하는 방법이다.
▼실험 결과 예시.
2) 한천 희석법(agar dilution method)
배지 : 양이온이 첨가된 Mueller-Hinton agar (pH 7.2~7.4)에 항균제를 단계 희석하여 각 시험관에 첨가한다.
방법 :
- Macrodilution broth 법(1.0 mL)
4~5개의 집락을 tryptic soy broth 4~5 mL에 접종하여 배양한다. 탁도를 McFarland 0.5 관에 맞추고 이것을 다시 액체배지를 써서 1:200으로 희석하면 105-6 CFU/mL가 된다.
균 1 mL를 각 시험관에 접종한다. 최종 접종 균수는 5×105 CFU/mL가 되어야 한다.
- Microdilution broth 법(0.05~0.1 mL)
상품화된 kit가 차츰 널리 쓰이게 되었다. 통상 검사용으로 사용하기에 편리하다.
3) 액체배지 희석법(broth dilution method)
배지 : 균종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대부분 Mueller-Hinton agar (pH 7.2~7.4)를 사용한다. 배지에 검사할 항균제를 단계 희석하여 제조한다.
방법 : 4~5개의 세균 집락을 5 mL 액체배지(tryptic soy broth)에 풀어 0.5 McFarland 탁 도로 맞추고 10배 희석한 후 Steers replicator 등을 이용하여 배지 표면에 1~2 μL 를 접종한다.
35℃에서 16~24시간 배양한다. 많은 균주를 동시에 검사하기에 편리하며 통상 검사보다는 내성 양상을 보기 위한 연구용으로 시행한다.
4) E test
5×50mm 플라스틱 스트립에 단계별로 희석한 항균제를 함유시켜 MIC를 측정할 수 있다.
Ⅳ. 실험결과의 판정 및 보고
① 감수성 시험 결과의 판정 기준
감수성 시험 결과는 판정 기준 (breakpoint)에 따라서 한다. 예로 Staphylococcus aureus의 oxacillin 1μg 디스크에 의한 억제대가 18mm라면 (NCCLS 기준: ≤10 mm, 내성; 11-12 mm, 중간내성; ≥13 mm, 감수성), 이 균주의 억제대는 감수성 breakpoint보다 크므로 감수성으로 판정한다. 만약 이 균주의 억제대 크기가 10 mm라면 내성으로 판정한다. MIC에 의한 판정도 이와 마찬가지다. Oxacillin의 위 균주에 대한 MIC가 0.5 μg/mL라면 (NCCLS 기준: ≤2 μg/mL, 감수성: ≥4 μg/mL, 내성), 이 균주에 대한 MIC가 감수성 breakpoint보다 작으므로 이 균주는 oxacillin에 감수성이다.
만약 MIC가 16 μg/mL이라면 이 균주는 oxacillin에 내성이다.
이와 같이 모든 감수성 시험 결과는 breakpoint를 기준으로 판정하므로, breakpoint의 결정은 매우 중요하다. 현재 임상에서 사용되는 항균제 대부분의 breakpoint는 약제의 혈중 농도, 일부 항균제는 요중 농도 혹은 뇌척수액 중의 농도에 근거해서 정해졌다.
선진국 대부분은 각기 자국 고유의 판정 기준을 사용하고 있다. 이들 기준은 모두 같아야 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항균제에 따라서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MIC breakpoint가 4배 차이나는 경우도 있다[Baquero, 1990]. 우리나라 대부분의 미생물 검사실에서는 미국의 NCCLS 기준에 따라서 감수성을 판정하고 있다.
한편 세균의 내성 기전은 계속 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서 판정 기준도 계속 변하고 있다. 예로 NCCLS의 과거 기준에서는 Enterobacteriaceae의 30 μg ceftazidime 디스크에 의한 억제대 크기가 ≤14 mm이면 감수성, 15-17 mm이면 중간내성, ≥18 mm이면 내성으로 간주하였었다. 그러나 1998년 개정판에서는 억제대 크기가 ≤22 mm이면 extended-spectrum β-lactamase (ESBL) 생성 균주로 판정하고, ESBL 생성균주는 penicillin계와 cephalosporin계 항균제 모두 및 aztreonam에 내성으로 간주할 것을 권장하였다. 즉, 과거의 기준에 따른 감수성의 판정은 breakpoint의 변화에 의한 오류를 범할 수 있으므로, 항상 가장 최근에 개정된 기준을 미생물 검사실에 비치하고 있어야 한다.
② 감수성, 중간내성 및 내성의 정의
a) 감수성 (Susceptible): 시험 세균에 의한 감염이 그 감염의 유형이나 세균에 추천되는 항균제 용량을 사용하였을 때 적절히 치료됨을 의미한다.
b) 중간내성 (Intermediate): 시험 세균에 대한 항균제의 MIC가 일반적인 치료 용량으로 도달할 수 있는 혈중 농도 또는 조직내 농도와 비슷하며, 항균제에 의한 치료 성적이 감수성 세균에 비해서 낮다. 중간내성 항균제는 농도가 생리적으로 높은 인체부위의 감염 (예, 요로감염의 치료에 사용되는 β-lactam 항균제, quinolone 등)이나 고용량을 투여할 수 있는 항균제 (예, β-lactam 항균제)의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중간내성은 미생물 검사실에서 흔히 범할 수 있는 기술적인 요소에 의한 해석상의 오차 방지를 위한 완충대로서도 중요하다.
c) 내성 (Resistant): 내성세균은 정상적인 투여일정에 의해서 도달할 수 있는 인체내 항균제 농도에서 증식이 억제되지 않는다. 또한 특정 내성기전이 작용하는 경우 및 임상적 효능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경우에도 이 항목에 포함된다 (예, MRSA는 임상적으로 모든 β-lactam 항균제에 내성이다. 따라서 감수성 시험에서 imipenem에 감수성이라 할 지라도 내성으로 보고해야 한다.).
③ 판정기준이 없는 세균
NCCLS 기준에는 Corynebacterium, Bacillus 등 일부 세균의 감수성 판정기준이 없다. 이는 아직 이들 세균에 대한 재현성있는 명확한 판정기준이 없고, 그 배양을 위해서는 특수배지나 특수배양환경이 필요하며, 균주간 증식율의 차이가 현저하기 때문이다. 이들 세균이 임상검체에서 분리된 경우에는 감수성 시험의 필요성과 결과의 해석에 대해서 전문가와 의논하는 것이 좋다. 희귀세균의 항균제 감수성 시험이 필요한 경우는 드물며, 필요한 경우에는 대부분 희석법을 사용한다.
Ⅴ. 감수성 시험 결과의 오류
감수성 시험 결과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참조균주 (reference strain)를 사용해서 꾸준히 정도 관리를 해야 한다. 또한, 참조 균주의 시험 결과가 오차 허용범위 내에 들었다고 해서 검사 결과 모두가 정확하다고 할 수는 없다. 감수성 시험 결과가 비전형적인 경우에는 재검 혹은 균종 감별의 재확인이 필요하다.
① 디스크 확산법 결과 오류의 흔한 원인
a) 배지의 오류: 디스크 확산법에는 흔히 Muller-Hinton 한천이 사용되며, 한천의 두께가 틀리거나 배지의 성분이 잘못되면 오류가 생길 수 있다. 특히 한천의 두께는 매우 중요하므로, 반드시 4mm인 것을 확인해야 한다. 한천의 두께가 4mm보다 얇으면 디스크의 항균제가 더 빠르고 넓게 확산되므로 억제대의 크기가 더 커지고, 이에 따라서 내성균주를 감수성으로 판정할 우려가 있다. 반대로 한천이 두꺼우면 항균제가 느리고 좁게 확산되므로 억제대 크기가 작아지며, 따라서 감수성 균주를 내성으로 판정할 우려가 있다.
b) 디스크의 오류: 디스크의 역가가 수송이나 보관의 잘못 혹은 오랜 보존에 의해서 변성되면 감수성 균주를 내성으로 잘못 판정할 수 있다.
c) 시험균주의 오류: 시험 균주가 오염되었거나, 접종 균액의 탁도가 잘못되면 감수성 시험 결과의 오류를 유발할 수 있다. 오염이 있는 경우에는 억제대가 이중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즉, 결과 해석시 이중의 억제대가 관찰되면 오염을 의심하고, 균종 동정부터 다시 시험하는 것이 좋다. 한편 항균제에 따라서 감수성 시험 결과가 균주의 접종량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도 있다. 접종 균액의 탁도가 너무 높으면 억제대가 좁아질 수 있으며, 반대로 탁도가 너무 낮으면 억제대가 커질 수 있다.
d) 참조균주의 오류: 참조균주가 오염 혹은 변이되면 그 날 시험한 감수성 결과 모두를 믿을 수 없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e) 배양 조건의 오류: 배양온도 혹은 환경에 의해서 감수성 시험결과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CO2 농도가 높은 환경에서 배양하면 CO2에 의해서 항균제의 역가가 감소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f) 검사자의 오류: 억제대 측정, 기록 혹은 breakpoint의 잘못된 적용에 의해서 오류가 생길 수 있다.
② 오류의 종류
a) Very major error: 내성균주를 감수성으로 보고하는 것이며, 미생물 검사실에서 절대로 범해서는 안될 오류이다. 이 오류는 특정 항균제에 내성인 균주의 감염증 치료에 임상의사가 그 항균제를 사용하는 결과를 유발할 수 있으며, 이는 감염증 치료의 실패와 직결되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b) Major error: 감수성균주를 내성으로 보고하는 것이다. 이 결과는 임상의사의 항균제 선택 폭을 줄이기는 하지만, 다른 감수성 항균제를 사용하면 되므로, 감염증 치료 실패와 직결되는 오류는 아니다.
c) Minor error: 감수성을 중간내성으로, 중간내성을 내성으로 혹은 그 역으로 보고하는 것이다.
Copyright (C) 2020 Biozoa All Rights Reserved